
맥주의 알코올 함량에 따라 논알콜 무알콜 맥주로 구분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무알콜 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전혀 없는 0.00%, 논알콜 맥주는 미량의 알코올(보통 0.5%이하)을 함유한 맥주를 뜻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논알콜 무알콜의 제조 방식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제조하는 법을 알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거든요 🧚
1. 무알콜 맥주 제조 ❶ : 발효 후 알코올 제거
1) 진공 증류법
“Dealcoholization”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은,
일반 맥주와 동일하게 발효 과정을 거쳐 알코올이 포함된 맥주를 먼저 만든 뒤,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만 골라서 제거합니다.
그럼 어떻게 알코올만 제거할까요?
대표적인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진공 증류법은 완성된 맥주를 가열해 알코올만 증발시키는 방식인데요.
여기서 핵심은 그냥 끓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진공 상태에서 낮은 온도로 가열하는 것입니다.
에탄올은 보통 약 78℃에서 끓지만, 진공 상태에서는 30~50℃ 정도의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휘발합니다.
🍺 덕분에 맥주의 풍미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알코올을 제거할 수 있죠.
현장에서는 낙하막 증발기나 스피닝 콘 칼럼(Spinning Cone Column) 같은 장비가 활용됩니다.
아쉬운 점은 알코올과 함께 맥주 특유의 향도 사라지는데, 최근에는 증발된 향을 포집했다 다시 되돌려 넣는 기술로 풍미 저하를 보완한다고 합니다.
👍🏻 장점: 알코올을 0.05% 미만까지 확실하게 제거 가능
👎🏻 단점: 열에 의한 풍미 손실, 약간의 산화, 장비 투자 비용이 큼
대표적으로 하이네켄 0.0, 에딩거(Erdinger), 벡스(Beck’s) 등이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2) 맴브레인 여과법
이때 걸러진 농축 맥주(알코올이 제거된 부분)를 따로 모아두고, 막을 통과한 물 부분에서는 알코올만 제거한 후 다시 섞어서 최종 무알콜 맥주를 완성합니다.
👍🏻 장점: 열을 쓰지 않아 풍미 유지력이 뛰어나 라거 같은 섬세한 맥주에 유리
👎🏻 단점: 알코올을 극도로 낮추려면 여러번 여과해야 해서 물∙에너지 소비가 크고, 설비 비용이 높음
이 외에도 투석 여과(dialysis), 퍼베이퍼레이션(pervaporation) 같은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2. 무알콜 맥주 ❷ : 발효 억제 방식
앞서 소개한 알코올 제거 제조가 ‘완성된 맥주에서 알코올을 빼는’ 방식이라면,
이번에 알아볼 발효 억제 방식은 처음부터 알코올이 거의 생기지 않도록 발효 과정 자체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전문적으로는 Limited Fermentation 또는 Arrested Fermentation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애초에 술이 안 되게 만드는 방식이죠.
발효 억제 방식은 대표적인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저온 발효
“저온 발효(Cold Fermentation)”는 효모가 활동하기 어려운 저온 환경에서 아주 느리게 발효를 진행시키는 방법입니다.
5℃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발효를 진행하면, 알코올이 거의 생성되지 않고 도수는 0.5% 미만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 방식은 ‘콜드 컨택 발효’라고도 부르는데, 핵심은 효모와 맥즙(Wort)이 최대한 오래 접촉할 수 있도록 서서히 순환시켜주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효모가 맥즙 특유의 날곡물 냄새를 일부 제거하고, 동시에 발효 특유의 향을 조금씩 만들어 내죠.
🍺 결과적으로 알코올은 거의 없지만,
장시간 효모와 함께 숙성되어 일반 맥주에 가까운 풍미를 낼 수 있습니다.
👍🏻 장점: 알코올을 최소화하면서도 발효 향과 숙성된 풍미를 어느 정도 확보
👎🏻 단점: 발효 속도가 느리고 효율이 낮으며, 온도 제어와 재순환 장치 등 추가 관리 필요
2) 발효 중단
“발효 중단(Arrested Fermentation)”은 발효를 어느 정도 진행시켜서 향과 맛이 형성되면, 알코올 도수가 많이 올라가기 전에 발효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방법입니다.
보통 알코올이 0.3~0.5%쯤 될 때 급속 냉각하거나 효모를 여과∙분리해 발효를 정지시킵니다.
🍺 맥즙에 당분은 많이 남아있지만 더 이상 알코올이 생기지 않으니까, 이 상태에서 탄산을 보충해서 제품으로 만드는 거죠.
👍🏻 장점: 기존 양조 설비에서도 쉽게 적용 가능하고,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비용 부담이 적음
👎🏻 단점: 잔당이 많이 남아 단맛과 ‘미숙한 맥즙 맛’이 남기 쉬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홉 추출물이나 향료를 추가로 넣어서 단맛을 상쇄하고 풍미를 보완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O’Doul’s나 캐나다의 Budweiser Prohibition Brew 같은 제품들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특수 효모 사용
일반 효모 대신 알코올을 거의 만들지 않는 특수 균주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맥아당을 발효하지 못하는 효모들이 연구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Saccharomyces 속의 일반 균주나 Saccharomycodes ludwigii 같은 효모는 맥아당을 거의 분해하지 못해 알코올이 거의 생성되지 않습니다.
🍺 발효 후 알코올이 0.5% 미만에 그치고, 대신 글리세롤 등을 만들어 맥주에 부드러운 단맛과 점도를 부여합니다.
👍🏻 장점: 기존 설비 그대로 사용 가능해 소규모 브루어리도 적용이 용이하고,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효모 등장으로 풍미가 개선
👎🏻 단점: 잔당이 많이 남아 단맛이 강하고, ‘맥즙스러운’ 맛이 남을 수 있음.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과일향 에스터를 만드는 균주를 함께 사용하거나, 위트의 투박한 맛을 가리는 향료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4) 호기성 발효
가장 첨단 방식인 호기성 발효는 효모를 일부러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배양해 알코올 대신 향만 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일부 특수 효모는 산소가 충분하면 알코올을 만들지 않고, 대신 호흡 대사로 전환해 향만 만들어냅니다.
🍺 결과적으로 알코올 0.0%이면서도 맥주다운 숙성 향을 낼 수 있습니다.
👍🏻 장점: 발효 중 생성되는 향 성분 덕분에 풍미가 우수
👎🏻 단점: 지속적인 멸균 공기 공급이 필요하므로 공정 제어 난이도가 높고,설비 투자 비용과 운영 관리 부담이 큼
현재 이 기술은 파일럿 단계로, 설비 회사들이 관련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3. 무알콜 맥주 ❸ : 비발효 방식
앞서 소개한 알코올 제거 방식과 발효 억제 방식은 모두 발효 과정을 거치지만, 이번 방식은 아예 발효 자체를 생략하는 방법이예요.
맥아와 홉 추출물을 블렌딩해 탄산음료처럼 만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맥주’라기보다는 맥주맛 음료에 가깝죠.
발효가 없으니 알코올이 전혀 생기지 않아 완벽한 0.00%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산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 비발효 방식의 핵심 원리
일반 맥주는 발효 과정에서 에탄올과 에스터가 생겨 복합적인 풍미를 내지만, 이 방식은 발효 풍미가 없으니 다른 재료로 이를 구현해야 겠죠.
대표적인 기법은 다음과 같아요.
1️⃣ 맥아 풍미 구현
맥아를 끓여 얻은 맥아즙 추출액을 사용합니다.
예: 하이트진로 하이트 제로 0.00은 첫 번째로 나온 ‘1번 맥아즙’만 사용해 잡맛 없이 깔끔한 보리 풍미 강조
2️⃣ 홉 풍미 강화
홉을 끓이지 않으므로 홉오일이나 이소알파산 추출물을 첨가합니다.
예: 하이트제로 0.00은 독일 할러타우(Hallertau) 아로마 홉 100% 사용. 비터 홉 대비 2배 사용해 홉 향 강화.
3️⃣ 산미∙감미 조절
발효가 없으면 깔끔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기산(구연산 등)을 넣어 산미를 더하고, 경우에 따라 감미료로 단맛을 보완합니다.
예) 산토리 All-Free는 설탕이나 맥아당 없이 합성 감미료로 단맛을 살림.
4️⃣ 기타 풍미 소재
구수한 맛을 위해 로스팅 보리나 효모 추출물을 넣기도 하고, 올리고당을 활용해 쌉쌀함이나 상쾌함을 더하기도 합니다.
예: 일본 기린 프리는 쓴맛을 모방하기 위해 겐티오올리고당 첨가
🧐 장점과 단점
👍🏻 장점
-알코올이 전혀 생기지 않아 완벽한 0.00% 실현
-제조 과정이 단순하고 발효 시간이 필요 없어 빠른 생산 가능
-임산부도 마실 수 있음
-칼로리를 낮게 설계할 수 있어 제로 칼로리 제품 출시 가능
👎🏻 단점
-발효 부산물 풍미가 없어 실제 맥주와 맛 차이가 느껴짐
-첨가물이 많아 전통적 의미의 “맥주”로 인정받기 어려움
-맥주 매니아에게는 다소 ‘맥주 탄산음료’처럼 느껴질 수 있음
🧚 논알콜 무알콜, 생각보다 제조 방법이 다양하죠?
저는 요즘 시음하면서 이 제품은 어떤 제조 방법이었을지를 유추하면서 맛을 보는데요.
나중에 찾아봤을 때, 생각한 것과 같아도 좋고, 다르다면 또 왜 그렇게 느낀건지 찾아보면서 재미를 찾아요!
무알콜 논알콜 차이?
‘이것’ 하나만 알면 됩니다
논알콜 맥주 리뷰
삿포로 드래프티 0.7
Sapporo The DRAFTY
지독한 알코올 러버였지만, 건강 이슈로
무알콜∙논알콜의 세계를 탐구 중입니다.
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맛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알콜∙논알콜 음료를 소개합니다.
건강을 지키면서 유쾌한 삶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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