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에서 스몰 비어는 기호 식품이 아닌 생필품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강물이 오염되어 있었고, 그냥 물을 마시면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 전염병에 걸리기 십상이었습니다.
반면 맥주는 양조 과정에서 물을 끓여 살균하고, 발효를 통해 병원균의 번식을 막았기에 물보다 훨씬 안전했습니다.
스몰 비어는 알코올 도수가 0.5%~2.8% 수준으로 매우 낮아 취할 염려가 없었기에, 노동자는 물론 어린아이와 임산부까지 아침 식사 때부터 물 대신 마시는 ‘액체 빵’ 역할을 했습니다.
스몰 비어의 탄생 방식은 찻잎을 우려내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당시 양조장에서는 맥아(보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첫 번째로 우려낸 진하고 당도가 높은 맥즙으로 도수가 높은 ‘강한 맥주(Strong Beer)’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주로 귀족이나 수출용으로 쓰였습니다.
그리고 남은 맥아 찌꺼기에 다시 물을 부어 두 번째, 세 번째로 우려낸 묽은 맥즙으로 만든 것이 바로 스몰 비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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